시인의 숨결 따라 근대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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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숨결 따라 근대골목

대구 중구의 근대문화골목을 걷다 보면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희망을 시로 표현한 민족시인 이상화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골목 안에 자리한 이상화 고택과 계산예가는 대구의 근대 역사와 문학, 예술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한옥과 오래된 골목이 이어지는 주변 풍경은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한 세기 전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화 고택에서는 시인의 말년과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고, 인접한 계산예가에서는 대구 근대예술의 흐름과 다양한 체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민족 저항 시인의 마지막 거처

이상화 고택은 국가보훈부가 지정한 현충 시설이다. 이상화 선생이 1939년부터 1943년까지 말년을 보낸 역사적 장소로, 그의 마지막 작품인 서러운 해조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이상화는 일제강점기 비탄에 빠진 민족의 정서를 시적 언어로 끌어올린 시인이다. 고택은 그가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낸 생활공간이라는 점에서 작품과 시대적 배경을 함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구분이상화 고택 관람 정보
동절기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하절기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료무료
휴관일설날과 추석 당일

고즈넉한 한옥에 남은 생활의 흔적

고택 안으로 들어서면 정갈하게 놓인 징검다리 돌길과 붉고 푸른 청사초롱이 방문객을 맞는다. 단정한 한옥과 작은 마당이 어우러지며 차분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든다.

마당 한편에는 열매가 맺힌 석류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중절모를 쓴 이상화 시인의 모습을 담은 포토존도 마련돼 있어 고택의 공간적 특징과 시인의 모습을 한 장면에 담을 수 있다.

옛 방식이 남아 있는 부엌에는 커다란 가마솥과 장독, 소쿠리 등이 전시돼 있다. 화려한 장식보다 실제 생활에 사용됐던 살림 도구가 중심을 이루며 당시 한옥의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자료로 살펴보는 이상화의 생애

고택의 전시 공간에는 이상화의 일생과 가족,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배치돼 있다. 특히 용봉인학으로 불린 이상정, 이상화, 이상백, 이상오 네 형제가 근현대사에 남긴 족적을 설명하는 공간이 눈길을 끈다.

작은 방 안쪽 벽면에는 이상화의 흑백 사진과 연보가 전시돼 있다. 방에는 고풍스러운 나무 책상과 의자도 놓여 있어 시인이 글을 쓰던 시대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방문객들은 전시물을 따라 이동하며 시인의 생애와 문학적 발자취를 차분히 살펴볼 수 있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이상화 선생의 흉상과 함께 1990년 고 노태우 대통령 재임 당시 추서된 건국훈장 애족장을 볼 수 있다. 이는 이상화가 남긴 민족정신을 되새기게 하는 전시물이다.

전시장에 적힌 반드시 애써 할 일이라는 글귀와 가지런히 놓인 하얀 고무신은 당시 문인이 지녔던 결연한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택은 단순히 옛집을 관람하는 장소를 넘어 시인의 작품과 시대정신을 함께 돌아보게 하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기능한다.

대구 근대예술을 담은 계산예가

이상화 고택 관람 동선은 바로 인접한 계산예가 전시실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교남학교와 계성중학교 등 옛 학교의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을 볼 수 있다. 대구를 무대로 활동했던 근대 예술인들의 발자취도 함께 소개돼 지역의 교육과 예술이 형성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계산예가 관광안내소의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곳에서는 2026년 8월부터 기념품 소진 시까지 진행되는 대구 약령시 한방로드 스탬프 투어 안내도 확인할 수 있다.

한복과 근대복으로 만나는 골목

계산예가에서는 한복 대여 서비스를 운영한다. 성인 한복과 아동 한복뿐 아니라 근대복과 옛날 교복도 준비돼 있어 근대문화골목의 공간적 배경과 어울리는 복장을 선택할 수 있다.

대여 품목요금과 이용 기준
성인 한복1인 1만5000원, 2시간 이내
아동 한복1인 1만5000원, 2시간 이내
근대복1인 1만5000원, 2시간 이내
옛날 교복1인 1만5000원, 2시간 이내

한복이나 근대 의상을 입은 관람객들이 고택의 청사초롱과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모습은 근대문화골목 특유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역사적 장소를 살펴보는 관람과 시대 의상을 활용한 체험을 한 동선에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계산예가의 특징이다.

대구 도심에서 만나는 역사 문학 여행

이상화 고택과 계산예가는 대구 도심에서 근대사의 흔적과 문학, 예술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장소다. 이상화 고택에서는 민족시인의 마지막 거처와 생애 자료를 살펴보고, 계산예가에서는 대구 근대예술의 발자취와 의상 체험을 접할 수 있다.

두 공간은 서로 가까이 이어져 있어 근대문화골목을 걷는 흐름 안에서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고택의 생활 유물과 시인의 연보, 훈장, 흑백 사진을 차례로 살핀 뒤 계산예가의 옛 학교 사진과 근대 예술인 자료로 시야를 넓히면 대구 근대문화의 흐름을 더욱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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