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품은 옻골 돌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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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품은 옻골 돌담길

가을빛이 머무는 대구 옻골마을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에 자리한 옻골마을은 전통가옥과 돌담길, 오래된 나무가 어우러진 한옥마을이다. 가을이 깊어지면 마을을 둘러싼 산의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들고, 집집마다 자리한 감나무와 석류나무에도 잘 익은 열매가 달린다.

기와지붕과 담장 사이로 주렁주렁 매달린 감은 옻골마을의 가을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마당 한쪽에서 곶감을 말리는 모습도 볼 수 있어 도심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계절의 정취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국화와 댑싸리 등 가을을 대표하는 식물도 고택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룬다.

마을을 지켜온 비보숲

옻골마을 입구에는 대표적인 단풍 명소인 비보숲이 자리한다. 비보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는 뜻이다. 이 숲은 금호강 지류 쪽이 훤히 보이는 지형을 보완하고, 좋지 않은 기운이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됐다.

비보숲은 수령 350년이 훨씬 넘은 느티나무를 비롯해 갈잎큰키나무와 느릅나무 등이 주종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전통 수종인 느티나무는 굵은 가지를 옆으로 넓게 뻗으며 마을 입구를 가린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킨 나무들이 숲의 깊이를 더하고, 가을에는 잎마다 서로 다른 색이 번지며 차분한 경관을 만든다.

숲 안에는 작은 연못과 그 안에 섬처럼 마련된 공간이 있다. 연못을 지난 뒤 마을 반대편 옆길로 향하면 팔공산 녹색길 산책로가 이어진다. 등산이나 산책을 마친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먼지털이 기계도 설치돼 있다.

회화나무를 지나 만나는 고택

마을 입구에서는 보호수로 지정된 커다란 회화나무가 방문객을 맞는다. 수령 약 400년이 넘은 이 나무는 경주 최씨가 옻골로 이주하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해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가까이 다가가면 굵은 줄기와 넓게 뻗은 가지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회화나무를 지나면 옻골마을의 전통가옥과 돌담길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화려한 장식보다 기와와 흙, 돌이 만든 단정한 선이 돋보인다. 담장을 따라 천천히 걷는 동안 감나무와 석류나무, 가을꽃이 잇달아 나타나 계절의 변화를 보여준다.

효행을 기리는 최흥원 정려각

마을을 둘러보며 먼저 만날 수 있는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는 최흥원 정려각이다. 조선 후기 영남의 대학자 백불암 최흥원은 효를 실천하기 위한 덕목을 정하고 부모의 병을 극진히 돌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정려각은 이러한 최흥원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1789년 조정의 명으로 세워졌다. 전통가옥과 돌담이 이어지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정려각은 옻골마을이 간직한 역사와 정신적 가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대구의 오래된 주택 백불암고택

백불암고택은 경주 최씨 종택이자 대구에 남은 조선시대 주택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이다. 조선 인조 때 학자인 대암 최동집이 옻골에 정착하면서 지었다.

고택에는 ‘백불고택’ 현판이 걸린 사랑채가 있으며, 사랑채 뒤편에는 ‘ㅁ’자 형태의 안채가 자리한다. 건물의 배치와 담장, 마당이 하나의 생활공간을 이루며 조선시대 주택 구조를 보여준다.

사랑채 옆에는 별도의 담장을 둔 보본당이 있다. 이곳은 반계 류형원이 저술한 ‘반계수록’과 관련된 유서 깊은 장소다. 백불암 최흥원은 1770년 영조의 명을 받아 이곳에 교정청을 설치하고 ‘반계수록’ 최초의 교정본을 완성해 나라에 바쳤다.

가을꽃이 어우러진 금전고택

금전고택 마당에서는 국화와 댑싸리 등 가을을 대표하는 식물을 만날 수 있다. 고택의 기와지붕과 담장, 계절을 맞아 색이 짙어진 꽃과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옻골마을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마을 안 여러 고택은 개방돼 있지만, 옻골마을은 주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거 공간의 평온을 해치지 않도록 소음을 줄이고 조용히 관람할 필요가 있다.

은행나무가 있는 동계정

동계정은 대구 문화유산자료로 등록된 공간이다. 내부 개방 여부는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동계정에는 커다란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며, 잎이 노랗게 물드는 시기에는 전통 건물과 선명한 가을빛이 조화를 이룬다.

한복 체험과 마을 산책

옻골마을 홍보관인 위인당에서는 전통한복 체험을 할 수 있다. 위인당 옆에는 한옥카페 모미가 있어 마을과 돌담길을 둘러본 뒤 커피나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다.

옻골마을의 가을은 어느 한 지점에만 머물지 않는다. 비보숲의 단풍과 보호수 회화나무, 고택의 기와지붕, 돌담 너머로 보이는 감과 석류, 마당에서 말라가는 곶감까지 마을 전체가 계절의 풍경을 이룬다.

대구 옻골마을은 오래된 주거문화와 가을 자연을 한길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비보숲에서 시작해 정려각과 백불암고택, 금전고택과 동계정을 잇는 길을 걸으면 역사적 공간과 주민들의 생활이 함께 이어지는 전통마을의 모습을 차분히 확인할 수 있다.

장소 정보

장소대구 옻골마을
위치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
주요 공간비보숲, 최흥원 정려각, 백불암고택, 보본당, 금전고택, 동계정, 위인당
연계 산책로팔공산 녹색길
관람 유의사항주민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이므로 조용히 관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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