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 너머 독립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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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창살 너머 독립의 기억

대구 도심에 남은 항일의 현장

대구형무소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대구형무소에 투옥됐던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항일운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실내 전시관이다. 대구광역시 중구 공평로 22에 있는 삼덕교회 60주년기념관 2층에 조성돼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가까워 대구 도심의 근현대사 현장을 함께 둘러보기에도 적합하다.

대구형무소는 1908년 대구부에 처음 설립됐으며, 1910년 중구 삼덕동으로 이전했다. 당시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감옥으로 알려졌고, 일제의 식민 통치에 맞선 많은 독립운동가가 이곳에 투옥됐다. 옥고를 치르거나 순국한 이들도 있어 대구의 항일 역사를 설명할 때 빼놓기 어려운 장소로 남았다.

대구형무소 사형장 터에는 1979년 삼덕교회가 들어섰다. 이후 삼덕교회 60주년기념관이 새로 건립되면서 건물 2층에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역사관’이 마련됐다. 역사관은 독립운동가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기리고 시민에게 역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육사를 형상화한 입구 조형물

역사관 입구에서는 쇠창살 안에 갇힌 민족시인 이육사를 모티브로 제작한 상징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이육사의 본명은 이원록이다. 전시에서는 ‘이육사’라는 이름이 수감번호 264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을 소개한다.

차가운 쇠창살을 표현한 조형물은 관람객이 전시실에 들어서기 전 대구형무소의 성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밝은 도심 공간과 대비되는 조형물 앞에서는 당시 투옥된 인물들이 처했던 상황을 돌아보는 차분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애국지사들이 걸었던 길

전시 관람은 ‘애국지사, 그들이 걸은 길’ 코너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곳에서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행동한 애국지사들의 용기와 애국심, 희생정신을 관련 기록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대구형무소의 정의와 설립 목적, 시대에 따른 변천사도 정리돼 있다. 형무소가 담당했던 주요 사업과 업무를 비롯해 시설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글과 사진으로 설명한다. 대구형무소에 수감됐던 주요 인사들의 이력도 전시돼 있어 개별 독립운동가의 활동과 수감 기록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

한 사람의 이력과 하나의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대구형무소가 단순한 옛 교정시설이 아니라 식민 통치에 맞선 저항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대구에서 이어진 독립운동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을 다룬 전시에서는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탄 사건과 대구의 3·1운동, 파리장서운동 등 주요 사건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사건별 설명 아래에는 수화기와 버튼이 설치돼 있으며,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누르면 대구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에 관한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대한광복회의 활동도 비중 있게 소개된다. 대한광복회는 일제의 무단정치 이후 국내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 세력에 정면으로 맞서 무장투쟁을 전개한 단체다. 전시에서는 대한광복회 활동과 함께 총사령을 맡았던 독립운동가 박상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목표로 결성된 태극단과 대구 계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독립운동 단체 혜성단에 관한 설명도 이어진다. 서로 다른 시기와 방식으로 전개된 독립운동을 한 공간에서 비교할 수 있어 대구 지역 항일운동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과 벽돌로 복원한 형무소

시설 관련 전시에서는 1959년 촬영된 대구형무소 청사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구형무소의 신축과 증축, 개축 과정은 관련 글과 사진으로 정리돼 당시 시설의 구조와 변화상을 보여준다.

앞쪽에는 대구형무소 배치도를 구현한 체험형 화면이 설치돼 있다. 화면에서 특정 공간을 선택하면 배치도의 해당 부분에 불이 들어오는 방식이다. 관람객은 평면 자료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시설별 위치와 전체 구조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대구형무소 건축에 실제로 쓰였던 벽돌 일부도 전시돼 있다. 오래된 벽돌은 화려하지 않지만, 형무소가 실재했던 공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흔적이다. 사진과 배치도, 건축 자재가 함께 놓여 있어 사라진 시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짚어볼 수 있다.

샌드아트로 만나는 독립의 역사

전시실 안쪽의 대형 화면에서는 대구의 독립운동사를 다룬 샌드아트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대구와 독립운동가들의 한이 서린 대구형무소를 소개하며 시작한다.

이어 외채 1,300만 원 상환을 목표로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과 1919년 3·1운동의 확산 과정이 펼쳐진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작된 3·8만세운동, 대구 출신 청년들이 광복군에 합류해 독립을 위해 활동한 이야기도 모래 그림의 변화와 함께 전개된다.

이상화와 이육사 등 문인들이 민족정신을 지키기 위해 펼친 활동도 영상에 담겼다. 화면 위 모래가 인물과 거리, 태극기 등의 형상으로 바뀌면서 글과 사진으로 접했던 역사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전시실 안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희생을 되새기는 엄숙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기억과 추모를 위한 공간

대형 화면 옆에는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돌아보고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를 남길 수 있다.

대구형무소는 3·1운동 당시 약 5천 명이 수감된 곳으로 소개된다. 이상화와 이육사를 비롯한 문인들이 민족정신을 지키기 위해 활동했던 시대와 맞물려, 이곳은 일제 식민 통치에 대한 민족적 저항이 이어진 현장이 됐다.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고 순국한 기록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와 독립이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졌음을 보여준다.

대구형무소역사관은 아픈 역사를 감추지 않고 기록함으로써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장소다. 전시물과 음성 해설, 체험형 배치도, 샌드아트와 추모 공간을 차례로 살펴보면 대구에서 전개된 항일운동과 대구형무소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관람 장소 정보

시설명순국의 터 대구형무소역사관
위치대구광역시 중구 공평로 22 삼덕교회 60주년기념관 2층
인근 장소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주요 전시대구형무소 변천사, 수감 독립운동가 이력, 대구 지역 독립운동, 형무소 배치도, 건축 벽돌, 샌드아트, 추모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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