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장보기의 중심

명절 앞둔 서남신시장
한가위를 며칠 앞둔 대구광역시 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은 명절 장을 보려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아케이드를 따라 크고 작은 점포가 이어지고, 각 매장에는 과일과 채소, 해산물, 정육, 건어물, 떡, 전, 반찬과 생활용품 등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명절 음식을 마련하려는 손님들이 점포마다 줄을 서면서 시장 곳곳에 분주하고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다. 넓게 트인 중앙 통로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상인들은 진열된 상품을 정돈하며 손님을 맞았다.
지역과 함께해 온 전통시장
서남신시장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문시장에 버금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규모가 큰 재래시장이었다. 2000년대 들어 상권 규모가 축소됐지만, 2006년 서남신시장이 개설된 뒤 시설 현대화와 여러 행사를 통해 고객을 확보했다. 현재도 주변 주민들이 꾸준히 이용하는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 전체에는 아치형 구조의 아케이드 지붕이 설치돼 있다. 비와 눈, 강한 햇빛을 막을 수 있어 날씨의 영향을 덜 받으며 장을 볼 수 있다. 양쪽으로 길게 이어진 점포와 넓은 중앙 통로가 어우러져 이동도 비교적 편리하다.
서남신시장에는 공영주차장 두 곳이 마련돼 있으며, 시장 내 가게를 이용하면 주차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과도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 2021년부터는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에도 입점해 온라인 장보기 선택지를 갖췄다.
장보기 편의를 높인 시설
시장에는 방문객을 위한 고객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휴게실에는 잠시 쉴 수 있는 원탁과 의자가 놓여 있으며, 은행 ATM과 무인민원발급기도 설치돼 있다. 공용화장실도 갖추고 있어 장을 보는 동안 필요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시설 현대화로 조성된 아케이드와 휴게시설은 전통시장의 정겨운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 중앙 통로가 넓게 열려 있어 손님이 몰리는 명절에도 점포를 차례로 살펴보기 좋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건어물과 수산물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건어물은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어 명절보다 일찍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에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면서 건어물 수요도 줄었다는 상인의 설명이 전해졌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다른 점포와 달리 건어물 가게 주변은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었다.
수산물 점포에는 차례상에 올릴 생선과 해산물이 종류별로 놓였다. 차례를 지내지 않더라도 가족이 함께 먹을 음식으로 생선과 해산물을 찾는 손님들이 있어 관련 매대에는 꾸준히 발길이 이어졌다. 가지런히 진열된 수산물과 오가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전통시장 특유의 생동감이 드러났다.
정육과 과일을 한자리에서
시장 안 정육점은 대량으로 고기를 구매하려는 손님뿐 아니라 필요한 만큼 소량으로 사려는 손님도 찾고 있다. 동네 곳곳에서 정육점을 만날 수 있지만, 서남신시장에서는 도매 단위 구매와 소량 구매가 함께 이뤄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과일 점포에는 차례상에 올릴 과일과 평소 가정에서 먹을 과일이 함께 진열됐다. 차례용 과일을 고르면서 가족이 먹을 과일까지 함께 구매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한 과일 가게에 내걸린 ‘막 퍼주는 집’이라는 문구는 전통시장 특유의 친근한 분위기를 더했다.
밤과 대추도 추석 장보기에서 빠지지 않는 품목이다. 추석 무렵에는 햇밤과 햇대추가 차례상에 먼저 오르며, 설 명절에 주로 쓰이는 바짝 마른 대추와는 다른 제철 모습을 보여준다. 손님들은 진열된 밤과 대추의 상태를 살피며 필요한 양을 골랐다.
시루에서 만나는 콩나물
채소 점포에서는 봉지에 담긴 상품뿐 아니라 시루에서 직접 뽑아 판매하는 콩나물도 볼 수 있다. 차례 음식에 사용할 콩나물을 전통시장에서 마련하려는 손님들에게는 익숙한 장보기 풍경이다.
시루에 촘촘히 자란 콩나물과 주변에 놓인 신선한 채소는 대형 포장 제품과는 다른 전통시장의 모습을 보여줬다. 손님들은 필요한 양과 상태를 살펴본 뒤 명절 음식에 쓸 채소를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았다.
송편과 전으로 짙어진 명절 분위기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인 송편을 판매하는 떡집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과거에는 가족들이 둘러앉아 직접 송편을 빚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명절에 먹을 만큼 떡집에서 구매하거나 필요한 분량을 맞춤 주문하는 모습도 흔해졌다.
떡집 앞에 이어진 줄과 갓 준비된 송편은 추석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하게 하는 시장 풍경이었다. 손님들은 가족이 함께 먹을 양을 살피며 포장된 떡을 골랐다.
전을 판매하는 점포도 분주했다. 전은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지만 재료를 손질하고 직접 부치는 데 많은 시간과 손이 든다. 시장에서는 여러 종류의 전을 소포장해 판매해 필요한 만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가지런히 담긴 전과 손님들의 주문이 이어지는 모습에서 명절 분위기가 짙게 묻어났다.
반찬가게마다 이어진 행렬
서남신시장 반찬가게에는 김치와 각종 무침, 절임류를 비롯한 여러 반찬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됐다. 차례상에 올릴 음식뿐 아니라 명절에 내려오는 가족과 함께 먹을 반찬을 마련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명절 음식은 준비 과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고령층이 늘고 젊은 세대의 맞벌이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손질과 조리를 마친 반찬을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모습도 시장의 명절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일부 점포에서는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결제할 경우 할인하는 방식도 운영하고 있었다.
명절을 앞둔 반찬가게마다 긴 줄이 생기면서 원하는 반찬을 자세히 고르는 일도 차례가 돌아온 뒤에야 가능할 정도로 붐볐다. 포장된 김치와 무침, 절임류를 살피는 손님과 주문을 처리하는 상인이 한데 어우러져 북새통을 이뤘다.
먹거리까지 더해진 시장 장보기
전통시장 장보기에는 간식을 고르는 재미도 빠지지 않는다. 어린 시절 부모의 손을 잡고 시장을 찾았던 기억 속에서도 간식은 시장 방문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였다. 이날도 장을 보는 시민들은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과 함께 먹을 간식을 포장해 시장을 나섰다.
서남신시장에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부터 건어물, 수산물, 정육, 떡, 전, 반찬과 간식까지 명절에 필요한 품목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아케이드 아래로 이어진 점포와 분주하게 오가는 시민들의 모습은 전통시장의 활력과 한가위의 정취를 함께 보여줬다.
시설 현대화로 장보기 환경을 개선한 서남신시장은 편리한 교통과 고객 편의시설, 폭넓은 먹거리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의 명절 준비를 뒷받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