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간송미술관, 매·죽·난의 생명력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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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간송미술관, 매·죽·난의 생명력 전시

대구간송미술관, 매·죽·난의 생명력 전시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 시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간송미술관의 전시가 대구에서 개최되면서 지역 문화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구간송미술관이 선보이는 세 번째 기획전은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전시는 사군자 중 매화(梅), 대나무(竹), 난초(蘭)를 주제로 하여, 전통적인 예술 소재를 새로운 맥락에서 조명합니다.

매화는 겨울의 추위 속에서도 꽃을 피우며, 대나무는 눈과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강인함을 상징합니다. 난초는 은은한 향기로 새 생명을 알리는 존재로, 이 세 가지 소재는 모두 끊임없는 생명력과 굳건한 의지를 나타냅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는 매·죽·난의 상징을 통해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전시는 대구간송미술관 지하 1층 4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마크 테토가 녹음한 오디오 가이드를 QR코드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전시의 중심 작품인 <탄은 이정의 은죽도>는 예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나라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꺾이지 않는 생명력과 의지를 상징합니다. 병자호란 당시 불에 타 사라질 위기를 넘기고, 19세기 일본인에게 넘어갔다가 1935년 간송 전형필 선생에 의해 환수되었습니다. 이후 2015년 전면 수리를 거쳐 2018년 보물로 지정된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전면 공개됩니다.

1부에서는 <탄은 이정의 은죽도>의 그림과 시, 표지와 공란을 포함한 총 56면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작품의 섬세함과 완전한 구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탄은 이정은 세종대왕의 고손자로 왕실 출신 문인화가이며, 검은 비단 위에 금가루를 아교로 갠 금니로 그려졌습니다. 금니는 접착력이 강해 농도 조절이 어려운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에서는 세밀한 표현과 공간감이 뛰어나게 드러납니다.

2부에서는 이정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합니다. 40대부터 70대에 이르는 대표작들을 엄선해 전시하며, 그의 예술적 변화와 성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영상 자료는 이정의 은거지인 충청도 공주를 비롯해 전국의 대나무 명소를 실사해 작품과 영상 속 풍경, 작가의 의도를 입체적으로 전달합니다.

3부는 조선 시대 ‘절의지사’들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절의지사’란 전쟁과 변란,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킨 인물들을 뜻합니다. 오성과 한음으로 알려진 한음 이덕형, 서자의 후손 이인상, 허주 이징 등의 작품과 삶의 배경을 알면 그림이 더욱 깊게 다가옵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작가들의 작품에는 나라를 잃은 아픔과 독립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어 역사 정신을 전하는 기록으로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원형 화폭에 그려진 일주 김진우의 은죽도는 대나무 중간 부분을 강조해 강인함을 표현하며, 비에 젖은 듯 축 늘어진 대나무 잎에서도 굳건함이 느껴집니다.

전시 관람 후 전시도록을 구입하면 <탄은 이정의 은죽도> 수리 과정과 이번 기획전에 전시된 작품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구간송미술관의 이번 기획전은 작가와 시대, 작품에 담긴 의미를 함께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굳건한 정신, 그리고 역사의 흔적을 한눈에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전시장소: 대구광역시 수성구 미술관로 70 대구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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