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에 켜진 근대의 밤

대구 중구의 근대 역사와 문화가 가을밤의 빛과 공연을 통해 시민과 관람객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갔다. 청라언덕과 근대골목 일원에서는 2026년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2026 대구 국가유산 야행’이 열렸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청라에서, 근대를 거닐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낮에 주로 둘러보던 근대문화유산을 야간 경관과 문화공연, 역사 해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근대문화유산을 밝힌 청라언덕
행사의 중심 공간은 대구 근대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청라언덕 일원이었다. 청라언덕에는 근대 대구의 의료와 교육 발전에 기여한 선교사들의 주택이 남아 있다. 행사 기간에는 이들 건축물 주변에 야간 경관조명이 더해져 낮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어둠이 내려앉은 언덕에서는 오래된 건축물의 형태가 은은한 빛을 따라 선명하게 드러났다. 관람객들은 건축물과 주변 경관을 천천히 살펴보며 대구 중구가 간직해 온 근대문화의 흔적을 마주했다.
특히 블레어 주택 미디어파사드와 ‘선교사의 피아노 정원’은 빛과 음악을 활용해 근대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오랜 역사를 지닌 건축물에 현대적인 빛의 연출이 더해지면서 국가유산의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줬다.
여덟 가지 주제로 문을 연 야행
청라언덕 메인무대에서는 가을밤의 정취를 더하는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10월 16일 열린 개막행사에서는 수건춤 공연과 함께 야행의 여덟 가지 주제를 상징하는 퍼즐 점등식이 진행됐다.
점등식에 이어 근대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과 국악공연이 무대에 올랐으며, 밴드 ‘조선 나팔바람’의 공연도 펼쳐졌다. 전통적인 춤과 국악, 현대적인 무대 공연이 한자리에서 이어지면서 행사의 주제와 분위기를 풍성하게 전달했다.
공연은 역사적 공간을 단순히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악과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무대 주변에 모인 관람객들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을 지켜보며 대구 중구의 근대문화를 친숙하게 접했다.
근대골목을 따라 만난 대구의 역사
프로그램은 청라언덕을 중심으로 계산성당과 3·1만세운동길, 계산예가까지 이어지는 근대골목 곳곳에서 운영됐다. 각 공간은 대구의 근대사와 연결된 이야기와 풍경을 품고 있어 야행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줬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하는 야경투어는 독립운동의 역사와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따라 근대 대구의 이야기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관람객들은 해설을 들으며 청라언덕에서 근대골목으로 이어지는 길을 걸었다.
낮과 달리 은은한 조명이 켜진 골목에서는 건축물과 계단, 골목길이 차분한 야경 속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심 한가운데 남아 있는 국가유산을 직접 걸으며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이번 야행의 중요한 특징이었다.
3·1만세운동길에서는 독립운동의 역사를, 선교사 주택이 있는 청라언덕에서는 근대 대구의 의료·교육 발전과 관련된 흔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장소의 이야기가 하나의 도보 동선으로 연결되면서 대구 중구 근대문화의 흐름을 이해하도록 도왔다.
가족과 함께 즐긴 체험 프로그램
행사장 곳곳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전통놀이 체험존이 운영됐고, 여러 소품을 둘러볼 수 있는 플리마켓도 마련됐다.
나만의 목각인형 만들기와 근대 의상 체험, 360도 카메라 포토존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운영됐다.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의 관람객들은 공연을 관람하거나 골목을 걷는 데 더해 직접 만들고 촬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근대 의상 체험은 행사 주제와 연결된 복장을 통해 당시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접하도록 했으며, 목각인형 만들기는 관람객이 자신만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체험으로 진행됐다. 포토존에서는 청라언덕과 근대골목을 찾은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역사와 문화가 이어진 가을밤
2026 대구 국가유산 야행은 역사적 건축물과 야간 경관, 문화공연과 체험을 한 공간에서 만나도록 구성한 행사였다. 평소 익숙하게 지나던 청라언덕과 근대골목을 밤의 빛 아래에서 다시 바라보며 대구 중구가 간직한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파사드와 음악 공연, 전문 해설사의 야경투어는 관람객이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여러 방식으로 이해하도록 도왔다. 전통놀이와 만들기, 의상 체험, 포토존은 역사문화 행사를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내용을 넓혔다.
이번 행사는 보존된 국가유산이 오늘의 시민과 만나는 현장을 보여줬다. 청라언덕에서 계산성당과 3·1만세운동길, 계산예가로 이어지는 길에는 근대의 시간과 가을밤의 풍경이 함께 펼쳐졌다.
행사 장소
| 장소 | 청라언덕과 근대골목 일원 |
|---|---|
| 청라언덕 주소 | 대구광역시 중구 달구벌대로 2029 |
| 주요 구간 | 청라언덕, 계산성당, 3·1만세운동길, 계산예가 |
| 행사 기간 | 2026년 10월 16일~17일 |
| 행사 주제 | 청라에서, 근대를 거닐다 |
